먼저 호메로스의 대서사시인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를 간략하게 비교해보겠습니다. 일리아스는 양방향성 대사가 많이 나오는 반면에 오뒷세이아는 1인칭 대사가 많은게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일리아스는 총 24권에 15700행 정도가 쓰여졌고, 오뒷세이아 는 12,000행 정도가 쓰여져 있습니다 오뒷세이아가 3700행 정도가 짧습니다.
그리고 오뒷세이아를 단계별로 나누어 보면 1권에서 4권까지는 텔레마코스의 모험으로 이루어져 있고, 5권에서 8권까지는 오뒷세우스의 귀향에 관한 이야기가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9권에서 12권까지는 대방황에 대한 스토리가 나오고, 13권부터 마지막 24권 까지는 이타케 상륙해서 일어나는 이야기로 전개됩니다. 오뒷세우스는 이 책에서 다섯 번의 거짓말을 하게 되는데 13권에서 아테네에게, 14권에서 돼지치기에게, 17권에서 구혼자들에게, 19권에서 아내인 페넬로페에게, 24권에서 아버지 라에르테스에게 총 다섯 번의 거짓말을 하게 됩니다. 아무래도 신분을 속여야 했던 오뒷세우스에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자 그럼 오뒷세이아 1권 책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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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권 신들의 회의 후 아테네가 텔레마코스를 격려하다.
여신 아테네는 오뒷세우스 집안 대대로 보호하고 있습니다. 1권 1행에 보면 '들려주소서 무사여신이여! ' 이렇게 나오는데 일리아스 1권 1행에서는 '노래 하소서 여신이여! '이렇게 시작됩니다. 그런데 왜 서사시에서 여신을 찾을까요? 여신 또는 무사여신들은 서사시인들에게 시적 영감 불어넣어 주고 그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사건들에 대한 기억을 일깨워 준다고 믿어졌으므로 서사시인은 으레 서사시의 첫 행에서 여신의 도움을 청한다고 합니다. 서사시는 청중들앞에서 시인의 기억에서 말로 읊는 경우가 많았기때문에 기억을 놓치지 않으려면 아무래도 여신께 빌고 시작하는게 시인들의 마음이 편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시대에는 여신들이 기억력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오뒷세우스가 10년이 지난 후에도 집에 못 돌아가고 있자 이를 안타깝게 여긴 신들이 회의를 합니다. 지금 오뒷세우스는 어디에 있을까요? 14행에 '여신들 중에서도 고귀하고 존경스러운 요정 칼륍소가 자기 남편으로 삼으려고 속이 빈 동굴 안에 붙들어 두고 있었다' 이렇게 씌여 있는데요. 지금 오디세우스는 7년째 칼륍소와 오귀기에섬이라는 곳에서 살고 있습니다.
18행에 '모든 신들이 그를 불쌍히 여겼으나 오직 포세이돈만이 그렇지 않았으니 포세이돈은 신과 같은 오뒷세우스가 고향 땅에 닿을 때까지 끊임없이 그를 노엽게 여겼던 것이다.' 이렇게 씌여 있는데요. 포세이돈은 어떤 이유로 오뒷세우스에게 원한을 품고 있을까요? 62행을 보면, 아테네가 아버지 제우스에게 '어째서 그대는 그에게 그토록 노여워 하세요. 제우스시여? 이렇게 물어보자 제우스가 말합니다. '불사신들에게 누구보다 많은 제물을 바쳤느니라. 하나 대지를 떠받드는 포세이돈이 그를 끊임없이 노여워 하는구나. 오뒷세우스가 모든 퀴클롭스들 가운데서도 가장 힘이 센 신과 같은 폴뤼페모스를 눈멀게 했기 때문이지. 이렇게 포세이돈이 오뒷세우스에게 원한을 품은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제우스는 불사신들에게 많은 제물을 바치는 오뒷세우스가 마음에 들었지만, 포세이돈은 자신의 아들을 눈 멀게 한 오뒷세우스에게 원한을 품고 귀향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습니다.
아테네가 제우스에게 말합니다. '우리는 신들의 사자인 아르고스의 살해자 헤르메스를 오귀기에 섬으로 보내 머리를 곱게 땋은 요정에게 참을성 많은 오뒷세우스의 귀향이라는 우리의 확고한 결정을 지체없이 알려주게 하여 그가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요'(84행)
아테네는 멘테스의 모습을 하고 텔레마코스 앞에 나타납니다. 텔레마코스는 멘테스의 모습을 한 아테네를 손님으로 모시고 접대를 합니다. 137행에 황금 물항아리를 가져 와 손을 씻도록 은대야 위에 물을 부어주더니 그들 앞에 반들반들 닦은 식탁을 갖다 놓았다.' 이렇게 씌여 있습니다. 주석에도 나와 있듯이 그 시대에는 식사를 손으로 한 것으로 보아 나이프나 포크, 스푼 등이 없었던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식탁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식탁보를 하지 않았고 위급시에는 방패로 썼다고 합니다. 고전의 매력은 그 시대 시대상도 추측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153행에 전령 페미오스의 손에 더없이 아름다운 기타리스를 건네주니 그는 그동안 강요에 못이겨 구혼자 들을 위해 노래를 불러왔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일리아스 9권에서는 '아킬레우스가 포르밍크스로 전사들의 명성을 노래한다'라고 씌여있는데, 오뒷세이아에서는 전문 가인이 등장해 노래하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뒷세우스의 집에 왜 이렇게 페넬로페에게 구혼하러 온 사람들이 진을 치고 남의 집에서 먹고 마시고 하는지 궁금함을 가질 수 있는데요. 일단 그 시대에는 여자가 재산을 물려 받을 수가 없었고, 또 텔레마코스 같은 경우는 성년이 되어야 그 재산을 물려 받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 텔레마코스는 성년을 앞두고 있으나 아직 성년이 되지 않은 것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오뒷세우스가 이타케 왕이라고는 하지만 이때는 절대왕권시대 그런 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이타케 여러 왕들 중에 가장 영향력 있는 왕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뒷세우스가 없는 상황에서 그 왕위를 다른 왕들이 쟁취하려고 페넬로페에게 구혼하려고 진을 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멘테스의 모습을 한 아테네는 텔레마코스에게 '그대는 먼저 퓔로스에 가서 고귀한 네스토르에게 물어보고 그곳에서 스파르테로 금발의 메넬라우스를 찾아가시오.' 이렇게 조언합니다.
그리고 298행에 '아니면 그대는 고귀한 오레스테스가 이름난 아버지를 살해한 살부지수인 교활한 아이기스토스를 죽여 온 세상 사람들 사이에서 어떤 명성을 얻었는지 듣지도 못했단 말이오? 이렇게 말하며 아테네는 텔레마코스에게 용기를 불어 넣어 줍니다. 이 내용은 앞쪽에서도 나와 있는데 트로이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돌아온 그리스군 총사령관인 아가멤논이 집에 돌아왔을 때 그의 아내 클뤼타임네스트라가 정부인 아이기스토스와 함께 아가멤논을 살해합니다. 그것을 알게 된 아들 오레스테스가 아이기스토스와 자기 어머니 클뤼타임네스트라를 죽였다는 내용입니다. 이 내용은 나중에 같이 읽게 될 소포클레스의 비극전집 엘렉트라편에서 자세히 나옵니다. 요즘에 방송되는 막장드라마의 효시격이 되는 것 같습니다.
조금 전에 나왔던 전문 가인 테미오스가 327행에 '참혹한 귀향의 노래를 하고 있었다' 이렇게 씌여 있습니다. 그런데 그 노래는 오뒷세우스가 귀향하지 못한 상황에서 페넬로페가 듣기에는 굉장히 부담스러웠던 모양입니다. 340행에 페넬로페가 그대는 제발 내 가슴 속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 놓는 그 잔인한 노래만은 그만두구려.' 이렇게 부탁을 합니다
그 말에 텔레마코스가 페넬로페에게 말합니다. '어머니께서도 용기를 내시어 그런 노래를 들어 보세요.' (353행) 텔레마코스는 어머니 앞에서 제법 의젓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는 상황에서도 '그 많은 구혼자들이 모두들 그녀와 잠자리를 같이 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이렇게 나오는데요. 잠자리를 같이 해 달라고 기도했다기보다는 아마도 왕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지 않았을까요? 왜냐하면 페넬로페는 이때 이미 나이도 많이 들었을 것이고 매력도 많이 떨어졌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구혼자들은 페넬로페의 하녀들과 내통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또 다른 이야기에서는 페넬로페가 늙지 않는 목걸이를 하고 있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구혼자들은 어두운 밤이 다가오자 그제서야 잠자리에 들러 각자 집으로 돌아갔고 텔레마코스는 여행에 대해 밤새도록 마음 속으로 궁리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1권이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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