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뒷세이아 제9권 오뒷세우스의 이야기들_퀴클롭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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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저서 읽기/오뒤세이아(호메르스 지음 천병희 옮김, 숲)

오뒷세이아 제9권 오뒷세우스의 이야기들_퀴클롭스 이야기

9권 오뒷세우스의 이야기들_퀴클롭스 이야기

 

오뒷세우스에 대해 궁금해 하는 알키노오스 왕에게 오뒷세우스는 파이아케스족의 백성들이 행복하게 잔치를 벌이고 있는 모습을 부러워하며 불운한 상태에 있는 자신에 대해 밝힙니다.


나는 라에르테스의 아들 오뒷세우스올시다! 나는 온갖 지략으로 사람들에게 존경 받았고 내 명성은 이미 하늘에 닿았소. 멀리서도 잘 보이는 이카케가 내 고향이오. 나로서는 자기 나라보다 달콤한 것은 달리 아무것도 없소이다. 아닌게아니라 여신들 중에서도 고귀한 칼륍소는 나를 남편으로 삼으려고 자신의 속이 빈 동굴들 안에 나를 붙들어두려 했지요. 마찬가지로 아이아이에 섬의 교활한 키르게도 나를 남편으로 삼기를 열망하며 자신의 궁전에 나를 붙들어두려 했지요. 하지만 그들도 내 가슴속 마음을 설득할 수는 없었소.
 
오뒷세우스 일행은 트로이 전쟁을 마치고 귀향하던 중 전사들에게 전리품을 골고루 나눠주기 위해 트로이의 동맹국이었던 키코네스족의 나라인 이스마로스에서 여자들과 재산을 약탈했는데, 오뒷세우스가 빨리 떠나야 한다고 재촉했으나 전우들이 말을 듣지 않고 소를 잡고 술을 마시는 사이에 도망친 키코네스족이 이웃인 다른 키코네스족을 불러서 다시 싸우게 됩니다. 숫적으로 열세해진 오뒷세우스 일행은 배마다 전우들이 여섯 명씩 죽고서야 겨우 탈출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키코네스족을 약탈하는 오뒷세우스 일행

 
 다시 항해를 시작한 오뒷뒷세우스 일행은 제우스가 일으킨 무서운 폭풍으로 배가 난파될 위기를 넘기고 퀴테라에서 표류한 지 열흘째 되던 날 채식을 하는 로토파고이족의 나라에 도착하게 됩니다. 로토파고이족의 나라는 지금의 아프리카 튀니지의 제르바 섬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로토파이고족의 나라(빨간 점선, 현 튀니지 제르바 섬으로 추측됨)
 현명한 오뒷세우스는 그곳이 어떤 나라인지 알아보기 위해 전우 두 명과 전령 한 명을 딸려 보냅니다
그런데 그들은 로토파고이족이 준 꿀처럼 달콤한 로토스를 먹고 귀향은 잊어버리고 로토스를 먹으며 로토파이고족 사이에 머물고 싶어 했습니다. 오뒷세우스는 로토스에 빠져 돌아오지 않으려는 전우를 억지로 끌고 배 안에 묶어놓고 급히 섬을 떠납니다. 

 

오뒷세우스 일행은 우여곡절 끝에 오만불손한 무법자들의 나라인 퀴클롭스들의 나라에 도착합니다. 퀴클롭스의 나라는 경작하지 않아도 모든 식물이 풍성하게 돋아나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한편 퀴클롭스들이 사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무인도 섬이 있었는데 거기는 야생 염소들이 수없이 많이 살고 있었습니다. 퀴클롭스들은 배를 이용할 줄 몰랐기 때문에 그 섬에 닿을 수 없었고 덕분에 오디세우스 일행은 염소를 마음껏 고를 수 있었습니다.

오뒷세우스가 말합니다.

 열두 척의 함선이 나를 따라왔는데 배마다 염소가 여덟 마리씩 몫으로 주어졌고 나는 혼자서 열마리를 골랐소. 그리하여 우리는 그날 해가 질 때까지 온종일 그곳에 앉아 말할 수 없이 많은 고기와 달콤한 술로 잔치를 벌였소. 배 안에는 붉그레한 포도주가 아직 다 떨어지지 않고 남아 있었으니, 키모네스족의 신성한 도시를 함락했을 때 우리는 각자 손잡이가 달린 항아리에다 포도주를 한껏 퍼왔기 때문이지요.

  나중에 이 포도주는 오뒷세우스가 폴리페모스를 무찌르는데 도움이 됩니다.   

오뒷세우스는 염소가 많은 무인도 섬에 일행과 배들을 남겨두고 자신이 탄 배의 전우들과 함께 퀴클롭스의 나라로 갑니다. 오뒷세우스는 배에 포도주도 가지고 가는데 그 포도주는 에우안테스의 아들 마론(아폴론의 사제로 술꾼의 전형으로 간주됨)이 그에게 준 것이었습니다. 그 포도주는 가히 신적인 음료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 맛이 정말 궁금할 것 같습니다. 오뒷세우스는 퀴클롭스의 위험을 예견하고 포도주를 준비해 갑니다. 오뒷세우스는 지략가답게 미래의 위험을 예견하여 미리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포도주를 주로 1:2나 2:3으로 희석해서 마셨다고 하는데 이 포도주는 1:20의 비율로 희석해야 하는 것으로 보아 매우 도수가 높은 것 같습니다. 이렇게 도수가 높았기 때문에 폴리페모스를 취하게 하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드디어 오뒷세우스 일행은 그 거인의 동굴에  도착했는데 퀴클롭스가 가축들을 분리하는 것에 대한 언급이 나옵니다. 그 분리 방법이 특이한데요. 맏배(첫 번째 태어난 가축)는 맏배끼리 중배는 중배끼리 그리고 늦배는 늦배끼리 이렇게 분류를 해놓습니다.
거인이 돌아올까봐 두려운 마음이 든 전우들은 오뒷세우스에게 치즈와 가축들을 훔쳐서 빨리 도망가자고 했지만 오뒷세우스는 듣지 않았습니다.
 
퀴클롭스는 젖을 짤 수 있는 암컷들은 동굴 안에서  키우고 수컷들은 바깥에 있는 깊은 마당에 남겨 놓았습니다. 퀴클롭스는 여러가지 일들을 끝내고 나서야 오뒷세우스 일행을 발견하고 물었습니다

나그네들이여! 너희들은 누구며 어디서 습한 바닷길을 항해해 왔는가? 너희들은 장사를 하려는 것인가 아니면 정처 없이 바다 위를 떠돌아다니는 것인가? 마치 해적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불행을 가져다주며 제 목숨을 걸어놓고 떠돌아다니듯 말이다. 

 
오뒷세우스 일행은 폴리페모스의 목소리에 넋이 나갔지만 오뒷세우스는 침착하게 자신들이 여기까지 온 사연을 얘기했고 제우스의 뜻임을 내세우며 자신들을 손님으로 접대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러나 거인은 퀴클롭스들은 아이기스를  가진 제우스도 축복받은 신들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오뒷세우스의 말을 무시합니다. 퀴클롭스가 오뒷세우스에게 배를 어디에 세워놓았냐고 물어보자 오뒷세우스는 배는 다 부서졌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퀴클롭스는 오뒷세우스의 일행 중 두 명을 저녁 식사로 먹었는데  오뒷세우스는 퀴클롭스를 죽일까도 생각을 해봤지만 죽인다 해도 입구에 거대한 바위를 치울 수가 없어서 일단 보류합니다. 퀴클롭스는 아침 식사로도 전우 2명을 먹고나서 가축들을 몰아서 산으로 갑니다.
 
오뒷세우스는 퀴클롭스가 가지고 다니려고 세워 놓은 돛대만한 몽둥이 일부를 잘라내서  뾰족하게 만들고 불에 달군 후 그것을 똥 더미에  감추어 둡니다. 그리고 폴리페모스의 눈을 찌를 4명을 제비로 뽑고 거기에 자신을 포함시킵니다.
 

돌아온 퀴클롭스가 또 전우 2명을 저녁 식사로 준비하고 있을 때 오뒷세우스가 포도주를 권했고 퀴클롭스는 그 포도주를 받아 마십니다. 포도주 맛에 빠진 퀴클롭스는 오뒷세우스에게 포도주를 더 달라고 했고 퀴클롭스는 세 번이나 포도주를 더 받아 마십니다. 퀴클롭스가 오뒷세우스에게 이름을 물어보자 자신의 이름은 '아무도 아니(nobody)'라고 말해줍니다. 

폴리페모스에게 포도주를 따라주는 오뒷세우

 오뒷세우스 일행은 술에 취한 폴리페모스의 눈을 찌릅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폴리페모스는 다른 퀴클롭스들을 큰소리로  불렀지만 자신을 죽이려는 자가 '아무도 아니'라고 말했기 때문에 퀴클롭스들이 떠나버립니다.

폴리페모스의 눈을 찌르는 오뒷세우스

 

 

폴리페모스의 눈을 찌르는 오뒷세우스

 

퀴클로스는 누군가 그의 양들과 함께 문 밖으로 나가면 잡을까 해서 두 팔을 벌린 채 문간에 앉아 있었습니다. 오뒷세우스는 퀴클롭스의 잠자리였던 버들나무 가지들로 숫양들을 세 마리씩 묶어서 가운데에 전우들을 묶어서 보내고 자신은  맨 마지막으로 숫양을 끌어안은 채 동굴을 탈출합니다.

 

폴리페모스 동굴의 오세우스 - Jacob Jordaens (1593-1678) - 푸쉬킨 박물관

 

폴리페모스의 동굴을 탈출하는 오뒷세우스 일행
 

폴리페모스의 동굴을 탈출하는 오뒷세우스 일행

 
죽을 고비를 넘긴 오뒷세우스 일행은 겨우 배를 탔고 오뒷세우스는 소리쳤습니다.

 

퀴클롭스! 그대가 속이 빈 동굴 안에서 강력한 힘으로 먹으려 했던 것은 그대도 보다시피 결코 허약한 자의 전우들이 아니오. 그렇게 그대의 악행들이 그대를 따라잡게 되어 있었으니, 무정한 자여! 그대는 제 집에서 손님들을 잡아먹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것이오. 그래서 제우스와 다른 신들께서 그대에게 벌을 내리신 것이오. 

 
이 말에 화가 난 폴리페모스가 큰 산의 봉우리 하나를 뜯어내 오뒷세우스 일행에게 던졌고 오뒷세우스 일행은 그 충격으로 물이 역류하여 다시 뭍으로 갈 뻔했습니다. 그런데도 오뒷세우스는 다시 폴리페모스를 자극하는 말을 하려고 했고 전우들이 말렸으나 오뒷세우스는 멈추지 않고 말합니다.

 

퀴클롭스! 필멸의 인간들 중에 누가 그대의 눈이 치욕스럽게 먼 것에 대해 묻거든 그대를 눈멀게 한 것은 이타케에 있는 집에서 사는 라에르테스의 아들 도시의 파괴자 오뒷세우스라고 말하시오.! 

분노로 가득 찬 폴리페모스는 포세이돈 왕께 기도했습니다.

 

내 말을 들으소서, 대지를 떠받치시는 검푸른 머리의 포세이돈이시여! 내가 진실로 그대의 아들이고 그대가 내 아버지이심을 자랑스럽게 여기신다면 이타케에 있는 집에서 사는 라에르테스의 아들 도시의 파괴자 오뒷세이아가 집에 돌아가지 못하게 해주소서. 

오뒷세우스 일행을 향해 바위돌을 던지는 폴리페모스
오뒷세우스 일행은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는 일행들이 있는 섬에 도착했고 그날 해가 질 때까지 온종일 그곳에 앉아 말할 수 없이 많은 고기와 달콤한 술로 잔치를 벌였습니다. 다음 날 그들은 죽은 전우들을 생각하며 비통한 마음으로 항해를 떠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