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우리케의 이피게네이아(에우리피데스, 천병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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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저서 읽기/에우리피데스 비극전집

타우리케의 이피게네이아(에우리피데스, 천병희 옮김)

작품소개
일설에 따르면, 아가멤논의 딸 이피게네이아는 아울리스 항에서 순풍을 얻기위해 그리스군에 의해 아르테미스 여신에게 제물로 바쳐졌지만, 마지막 순간 아르테미스가 사슴을 대신 넣어주고 그녀를 구출하여 지금의 크림 반도에 살던 타우로이족의 나라로 데려가서는 그곳에 있던 그녀의 신전에서 여사제로 봉사하게 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방인을 여신께 제물로 바치는 그곳의 관습에 따라 제물을 축성하는 일을 맡아보던 이피게네이아는 자신을 무자비하게 제물로 바친 그리스인들을 원망하면서도 고향을 그리워한다. 그러던 중 그리스 젊은이 두 명이 붙잡혀 제물로 바쳐지기 위해 끌려오는데, 그들은 아폴론의 명령에 따라 그곳의 아르테미스 여신상을 그리스로 가져가려고 온 그녀의 오라비 오레스테스와 그의 친구 퓔라데스다. 고향에 편지를 전해주면 한 사람을 살려주기로 하고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그녀가 편지의 내용을 읽어주다가 둘이 남매간임을 알게 된다. 그리하여 그녀는 어머니를 죽인 살인자들인 두 사람이 더러운 손으로 신상을 만진 만큼 신상도 제물도 바닷물도 세정해야 한다고 타우로이족의 왕을 속이고 오레스테스 일행이 타고 온 배를 타고 그리스로 탈출한다.

아울리스항의 이피게네이아 The Anger of Achilles  (Jacques-Louis David


등장인물
이피게네이아 아가멤논의 딸, 아르테미스의 여사제
오레스테스 그녀의 오라비
퓔라데스 오레스테스의 친구
코로스 포로로 잡혀 와 신전 하녀로 일하는 그리스 여인들
소 치는 목자
토아스 타우로이족의 왕
사자(使者) 토아스의 시종
그 밖에 신전 하인들과 토아스의 시종들

장소 타우로이족의 나라에 있는 아르테미스 여신의 신전 앞 광장.

이피게네이아는 자신은 바람지 불지 않아 그리스 함대가 떠나지 못하게 되자, 예언자 칼카스의 예언에 따라 제물로 바쳐진 과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이피게네이아는 오뒷세우스가 아킬레우스와 결혼시킨다는 속임수에 속아서 제단에 올려졌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르테미스 여신이 나타나 자신을 타우로이족의 나라에 데려다놓았고, 그곳에서 여사제로 일하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자신은 관습에 따라 표류해오는 그리스인을 제물로 바치고 있는데, 간밤에 자신이 그리스에서 어릴 적 친구들 사이에서 자고 있는 꿈을 꾸었다고 말합니다. 그녀는 결말이 불길한 꿈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의 남동생인 오레스테스가 죽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녀는 자신의 동생을 위해 제주를 바치러 신전으로 간다고 이야기합니다.
이피게네이아가 무대에서 사라지고 오레스테스와 퓔라데스가 은밀히 다가옵니다.

오레스테스는 자신의 아버지 아가멤논을 죽인 어머니를 죽였다는 이유로 복수의 여인들에게 쫓기고 있었는데, 포이보스(아폴론)가 자신의 동생인 여신 아르테미스의 재단에서 여신의 신상을 빼앗아 아테나이인들의 나라에 가져다주면 자신을 고난에서 구원해줄 것이라는 말을 했고, 그런 이유로 이곳 타우로이족의 나라까지 왔다고 포이보스(아폴론)에게 고하고 있습니다.

복수의 여신에 쫓기는 오레스테스


퓔라데스와 오레스테스는 그리스인들을 신전에 바치는 나라에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가지 궁리를 하였고, 신상을 훔치기 전까지 몸을 숨길만한 곳을 찾아보기로 합니다.

퓔라데스와 오레스테스가 퇴장하고 이피게네이아가 신전에서 나옵니다.
이피게네이아는 악몽을 꾸고 오라비 오레스테스가 죽은 것 같다고 슬퍼합니다. 그녀는 오레스테스를 위해 제주(술)를 땅바닥에 뿌립니다.
이피게네이아는 동굴에 숨어있는 2명의 그리스인들이 잡혀서 제단으로 끌고올 것이니 제물을 바칠 준비를 하라는 소식을 듣습니다.

소치는 목자는 동굴에 숨어있는 2명의 그리스인들을 잡은 과정을 이야기합니다. 목자들은 젊은이들을 향해 돌을 던졌고 방어하던 젊은이들이 지쳐서 힘이 빠졌을 때 잡아왔다고 했습니다.

이피게네이아는 의식을 준비할 것이니 그 젊은이들을 데려오라고 합니다.
이피게네이아는 동족을 죽이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말합니다.

이피게네이아 (생략)친구들이여, 나는 이말이 진실임을 알겠구려. 불행한 사람은 제 처지가 어려운 까닭에 더 불행한 사람에게 결코 호의적일 수 없다는 말 말이야. (생략)

오레스테스와 퓔라데스는 신전에 끌려옵니다. 이피게네이아는 젊은이들에게 어디서 왔는지 물어보았지만 오레스테스는 말하지 않습니다. 이피게네이아는 자신이 궁금해하는 그리스군들의 행방에 대해서 물어보았고, 오레스테스는 아는대로 알려줍니다. 그리고 자신의 아버지인 아가멤논의 소식을 물어보자 오레스테스는 말하기를 거부하였으나 이피게네이아의 간곡한 부탁에 아버지 아가멤논의 소식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자신의 남동생 오레스테스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고 자신이 꾼 꿈이 헛된 꿈이라는 것을 알게됩니다.

이피게네이아는 오레스테스에게 목숨을 살려줄테니 자신의 편지를 가족들에게 전해줄 것을 제안합니다. 그러나 퓔라데스는 도시의 강요에 따라 제물로 바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오레스테스는 퓔라데스에게 편지를 전달하게 하고, 자신이 제물이 되겠다고 말합니다. 그의 제안에 이피게네이아는 감동하였고, 그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이피게네이아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퓔라데스는 오레스테스에게 생과 사를 같이 하겠다고 말합니다. 오레스테스는 퓔라데스에게 아르고스로 가서 자신의 봉분과 기념비를 세워줄 것과 자신의 여동생을 부탁합니다.

퓔라데스 자네를 위해 무덤이 지어질 것이며, 자네 누이를 나는 결코 버리지 않을 것이네, 오오, 불행한 자여! 나는 자네를 죽은 뒤에도 살아 있을 때보다 더 사랑하게 될 것이네. 하지만 아직까지는 신의 예언이 자네를 파멸시킨 것은 아닐세. 자네가 비록 죽음 가까이 서 있기는 하지만, 불행이 극에 달하면 오히려 최고의 행복으로 반전되고 하는데, 아직은 그럴 기회가 남아 있네.

죽음의 문턱에서도 결코 희망을 버리지 않는 퓔라데스의 마음가짐은 삶의 역경에 직면했을 때 우리가 지녀야 할 태도하고 생각되었습니다.

이피게네이아가 편지를 들고 나타납니다. 이피게네이아가 퓔라데스의 목숨을 살려준다는 것과 퓔라데스가 이피게네이아의 편지를 전달한다는 것에 대해 서로 맹세합니다. 이피게네이아는 자신이 봉사하고 있는 아르테미스 여신에게, 퓔라데스는 제우스에게 자신들의 맹세에 대한 증인으로 부릅니다.

퓔라데스는 만약에 배가 난파하게 되어 편지가 없어지는 경우에는 맹세의 구속력이 없다는 것을 양해해달라고 하였고, 이피게네이아는 그럴 때를 대비해 편지의 내용을 직접 말해주겠다고 합니다.

오레스테스는 여사제가 자신의 누이인 이피게네이아라는 것을 알고 기적이 일어났다며 기뻐합니다. 하지만 이피게네아는 믿을 수 없어 오레스테스를 의심합니다.

오레스테스  말하지요. 먼저 엘렉트라가 내게 말해준 것부터 들으세요. 그대는 아트레우스와 튀에스테스의 다툼을 알고 있나요?

이피게네이아 들었소. 두 분은 황금 새끼 양 때문에 서로 다투었소.
오레스테스 그대가 그 주제를 고운 천에다 짜 넣던 일이 기억나세요?
이피게네이아 가장 사랑스런 이여, 그대가 내 심금(心琴)을 울리는구려!

오레스테스는 계속하여 과거의 일을 회상시켰고, 이피게네이아는 동생을 찾았다는 기쁨으로 감격의 눈물을 흘립니다.
이피게네이아는 자신의 여동생인 엘렉트라의 안부를 물었고, 오레스테스는 엘렉트라는 퓔라데스와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전합니다.

오레스테스는 자신은 어머니를 죽인 뒤 복수의 여신들에게 쫓겨다니는 신세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오레스테스는 포이보스(아폴론)가 하늘에서 떨어진 신상을 가져와 아테나이인들의 나라에 세우면 광기에서 해방될 것이니 자신을 구해달라고 누나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이피게네이아는 한 가지 꾀를 냅니다. 오레스테스가 모친살해범이니 제물로 바치기 위해서는 바닷물로 정화해야 한다고 하고, 여신상은 오레스테스가 만졌기때문에 정화해야 한다고 국왕을 속이고 배를 타고 탈출하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코로스(우1)  (생략) 차라리 철저히 불행한 사람이 부러워. 어려서부터 불행에 익숙한 사람은 고난 속에서도 쓰러지지 않으니까. 불행은 행복으로 반전되기 마련. 그러나 행복이 불행으로 반전한다면 그것은 인간들에게 힘든 운명이라네.

요즘 심리학적 입장에서 보면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인데요. 어려움을 잘 극복하는 정신력을 가진 사람의 입장에서는 맞는 말일지 모르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트라우마로 남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국왕이 시종들을 거느리고 등장합니다.
국왕은 여신상을 대좌에서 들어내어 들고 나오는 이피게네이아를 보고 깜짝 놀랍니다. 그녀는 제물들이 정결하지 못하여 여신상이 돌아섰다는 말로 왕을 속입니다. 

이피게네이아는 자신이 바다에 정화하러 가는 동안 백성들이 제물들과 마주치지 않도록 할 것과 국왕에게는 불로 집안을 정화하라고 조언합니다. 
 
얼마 후 사자가 등장해서 국왕 토아스를 찾습니다. 사자는 두 젊은이가 달아났고 이피게네이아의 계략에 의해 여신상을 가지고 도망치고 있다는 것을 알립니다.  사자는 오레스테스가 한 말을 국왕에게 전합니다.

사자  (생략) "알아두어라. 나는 아가멤논의 아들 오레스테스로 이 여인의 친오라비다. 나는 전에 집에서 잃었던 내 누이를 도로 데려가는 것이다." (생략)

사자가 전하기를 배가 파도에 밀려 뭍으로 밀려났으니 빨리 해안으로 가 그들을 잡으라고 재촉하였고, 국왕 토아스는 전 시민들에게 헬라스(그리스) 배를 나포하라고 명합니다. 그때 아테나 여신이 신전 위에 나타납니다.

아테나  어디로 이렇게 추격대를 보내는가, 토아스 왕이여? 나는 아테나이니라. 그대는 내 말을 들어라! 그대는 추격을 멈추고 밀물 같은 군대를 철수하라. 오레스테스는 운명에 이끌려 록시아스의 명령에 따라 복수의 여신들의 노여움을 피하고자 이라로 온 것이니라.(생략)

토아스 아테나시여, 여왕이시여, 신들의 말씀을 듣고도 복종하지 않는 자는 생각이 바르지 못한 자이옵니다. 나는 오레스테스가 여신상을 가져간다고 해서 그에게 화내지 않으며, 그의 누이에게도 화내지 않사옵니다.(생략)

아테나 여신의 도움으로 오레스테스와 이피게네이아는 무사히 그리스로 떠날 수 있었습니다. 
 
-천병희선생님의 해설-
한때 에우리피데스의 드라마에 나오는 능숙하게 거짓말을 하고 속임수를 쓰는 이피게네이아를 괴테의 드라마에 나오는 거짓말할 줄 모르는 고결한 성품의 이피게네이아와 비교하여, 후자에 비해 전자를, 나아가 독일 고전주의 문학에 비해 그리스 비극 전체를 폄할려는 경향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거짓말을 참지 못하는 고결한 성품이라면 그리스 비극도 알고 있었으니, 소포클레스의 「필록테테스」에 나오는 네옵톨레모스가 좋은 예가 될 것이다. 그리고 에우리피데스의 드라마에서는 두 남매가 야만족의 나라에서 구사일생으로 탈출하는 것이 플롯의 핵심인데 무자비한 적 앞에서 고결한 태도가 탈출에 과연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소폴클레스의 비극 「필록테테스」에서는 그리스가 전쟁에서 트로이를 이기기 위해 헬레노스의 예언에 따라 렘노스 섬의 필록테테스로부터 헤라클레스의 활을 빼앗으러 가는 스토리가 전개됩니다. 오뒷세우스는 필록테테스를 속여서라도 활을 손에 넣으려고 하였고, 남을 속이는 것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네옵톨레모스는 목표를 달성하고서도 자신의 속임수에 대한 괴로움으로 계획을 원점으로 돌려놓으려 함으로써 오뒷세우스와 갈등을 일으킵니다. 이 비극은 거짓말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스토리였습니다. 

활쏘는 헤라클레스(부르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