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라클레스의 자녀들(에우리피데스, 천병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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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저서 읽기/에우리피데스 비극전집

헤라클레스의 자녀들(에우리피데스, 천병희 옮김)


헤라클레스의 자녀들(에우리피데스, 천병희 옮김)


작품소개

 헤라클레스가 죽은 뒤 그의 자녀들은 그의 조카이자 전우였으나 지금은 노인이 된 이올라오스와 함께, 헤라클레스에게 12고역을 시킨 에우뤼스테우스의 끊임없는 박해를 피해 그리스 각지를 떠돌다가 아테나이의 제우스 제단으로 피신한다. 그러자 에우뤼스테우스의 전령이 나타나 그들을 넘겨 줄 것을 요구하다가 테세우스의 아들로 아테나이의 왕인 데모폰이 거절하자 아테나이에 선전포고를 한다. 양갓집 규수를 제물로 바쳐야만 아테나이군이 승리할 수 있다고 예언자들이 말하자 헤라클레스의 딸 마카리아가 제물이 되기를 자원한다. 에우뤼스테우스의 군대가 진격해오자 도움을 청하러 떠났던 헤라클레스의 장남 휠로스가 원군을 이끌고 돌아오고, 기적적으로 젊음을 되찾은 이올라오스가 전투에 참가하여 에우뤼스테우스를 생포한다. 에우뤼스테우스가 끌려오자 원한이 뼈에 사무친 헤라클레스의 어머니 알크메네는 그를 꾸짖고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형에 처하라고 명령한다.


등장인물

이올라오스  헤라클레스의 조카 겸 전우
코프레우스  에우뤼스테우스의 전령
코로스   마라톤의 노인들로 구성된
데모폰  아테나이 왕
마카리아  헤라클레스의 딸들 중 한 명
시종  이미 장성한 헤라클레스의 아들 휠로스의 
알크메네  헤라클레스의 어머니
사자  휠로스의 전우
에우뤼스테우스  헤라클레스에게 12고역을 시킨 뮈케나이 왕

그 밖에 헤라클레스의 아들들.

장소  마라톤에 있는 제우스 신전 앞. 신전 계단에 헤라클레스의 젊은 아들들과, 그들의 보호자인 이올라오스가 앉아 있다.

그리스 올림피아에 있는 제우스 신전의 복원된 모습(빌헬름 뤼브케,1908)

극이 시작되면 이올라오스가 나와서 자신은 공명심과 친족에 대한 의무감 때문에 헤라클레스와 수많은 노고를 함께 해왔고 지금도 상황이 녹록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헤라클라스가 죽은 후 에우뤼스테우스의 위협을 피해 헤라클레스의 자녀들을 보살피고 있다고 말합니다. 

헤라클레스와 같이 히드라를 물리치는 이올라오스-불을 들고 있는 사람이 이올라오스이다.(출처: 소피스트 아뜰리에)

그와 헤라클라스의 자녀들은 어딘가에 정착하려고만 하면 에우뤼스테우스가 보낸 전령이 나타나 자신들을 추방하고 에우뤼스테우스에게 넘겨줄 것을 요구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면 힘 없는 자신들을 지켜주기 보다 에우뤼스테우스와 반목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도시국가들은 자신들을 추방하였다고 한탄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올라오스는 테세우스가 다스리고 있는 마라톤과 그 인근마을에 도착하여 신들의 제단에서 자신들의 망명을 받아줄 것을 부탁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는 아테나이를 다스리고 있는 데모폰의 아버지인 테세우스와 헤라클레스의 자녀들은 인척간이라서 찾아왔다고 말합니다.
그때  에우뤼스테우스가 보낸 전령 코프레우스가 나타났고, 이올라오스는 그를 경계하고 있습니다.
코프레우스는 에우뤼스테우스와 반목하면서 이올라오스 일행을 도와줄 사람은 없으며 에우뤼스테우스가 다스리고 있는 아르고스로 가서 돌에 맞아 죽는 벌을 받으라고 이올라오스를 위협합니다.
이올라오스는 이 자유의 나라(아테나이)가 자신들을 지켜줄 것이고 헤라클레스의 자녀들을 억지로 끌고 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헤라클레스의 자녀들을 억지로 끌고 가려는 코프레우스를 저지하려던 이올라오스가 땅바닥에 나가떨어집니다.
이올라오스는 아테나이 주민들에게 도와달라고 소리를 지릅니다. 
마라톤의 노인들로 구성된 코로스는 이올라오스에게 어디서 온 누구냐고 물었고 이올라오스와 같이 있는 아이들은 누구의 아이들이냐고 묻습니다.
이올라오스는 자신은 헤라클레스의 전우였던 이올라오스이고 아이들은 헤라클레스의 아이들로 탄원자로서 이 도시를 찾아왔다고 답합니다.
코프레우스는 이올라오스 일행을 넘겨준다면 폭력을 쓰지 않겠다고 하였고, 노인들은 탄원자들을 넘겨주는 것은 신들을 모독하는 일이라고 하면서 거부합니다. 그리고 그런 일을 하려면 국왕에게 알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도와달라는 고함소리를 듣고 나타난 아테나이의 왕인 데모폰은 무슨 일이기에 사람들이 모여있냐고 묻습니다.
노인들은 이올라오스 일행과 코프레우스 사이에 있었던 일을 전합니다.
코프레우스는 데모폰에게 이올라오스 일행을 자신에게 넘겨준다면 아르고스와 우방이 될 것이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아르고스와 전쟁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하면서 아무것도 아닌 이올라오스 일행을 도와주면서 전쟁을 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말라고 회유합니다.
데모폰은 현명한 왕답게 양쪽의 진술을 명확히 듣고 판결을 내리겠다고 말합니다.
이올라오스는 아테나이를 자유의 되시로 추앙하면서 명예를 중시하는 아테나이가 탄원자로서 있던 자신들을 쫓아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더구나 데모폰의 아버지와 헤라클레스와는 친족간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헤라클레스의 자녀들을 보호해줄 의무가 있음을 피력합니다. 
또한 그는 헤라클레스가 12고역 중 저승의 문지기개 케르베로스를 데리고 오는 과업을 수행하던 중  '망각의 의자'에 앉아있던 데모폰의 아버지인 테세우스를 구해 온 일을 상기시킵니다. 테세우스는 호기를 부려 절친 페이리토오스와 저승의 왕 하데스의 부인인 페르세포네를 납치하러 저승에 갔는데, 하데스가 환대하는 척하면서 테세우스를 망각의 의자에 앉힙니다. 저승에 있는 망각의 의자에 앉으면 몸이 의자에서 떨어지지 않고 모든 것을 잊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올라오스는 이 일은 그리스가 다 아는 일이라고 하면서 그에 보답을 위해서도 아이들을 넘겨주지 않을 것을 부탁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억지로 끌려가게 된다면 은혜를 모르는 이 도시에도 치욕이 될 것이라고 설득합니다.
데모폰은 이올라오스의 이야기를 듣고 세 가지 이유로 아이들을 내쫓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첫째는 제우스의 제단에서 탄원하고 있기 때문이고, 둘째는 친족으로서의 의무감 때문이고 셋째는 아르고스의 위협이 두려워 탄원자인 아이들을 내어준다면 자신에게는 치욕이 될 것이기 때문에 아이들을 넘겨주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코프레우스는 데모폰에게 전쟁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하면서 아이들을 내어줄 것을 요구합니다.
데모폰이 코프레우스의 요구를 거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잡아가려는 코프레우스에게 데모폰은 완력을 쓰려고 하였고 코프레우스는 어쩔 수 없이 물러납니다. 
코프레우스는 에우뤼스테우스왕이 무장을 하고 아테나이를 공격할 것이라고 위협하지만, 데모폰은 아르고스쯤은 겁나지 않는다고 하면서 무시합니다.
노인들은 데모폰에게 아르고스의 침입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이올라오스는 아테나이와 데모폰을 칭송하면서 자신이 죽어서 저승에서 데모폰의 아버지인 테세우스를 만난다면 헤라클레스의 자녀들을 돌보아준 데모폰을 칭찬하여 테세우스를 기쁘게 해줄 것이라고 말합니다. 
데모폰은 이올라오스 일행에게 신전에 들어가 있으라고 하였고 자신은 전쟁 준비를 합니다.
이올라오스는 데모폰에게 신전에서 아테나이가 승리하기를 기원하겠다고 말합니다.
데모폰이 되돌아와 이올라오스에게 아르고스의 군대와 에우뤼스테우스왕이 전쟁을 하기 위해 와 있다고 전합니다. 그리고 자신도 대비책을 강구해놓았다고 말하면서 신탁을 노래하는 자들이 다른 점에서는 차이가 있으나 한 가지 점에서는 모두가 일치했다고 전합니다.

데모폰  (중략) 나더러 고귀한 아버지한테서 태어난 처녀를 데메테르의 따님(페르세포네-저승의 왕비)께 제물로 바치라는 것이었소. 그대도 보시다시피, 나는 그대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내 딸을 죽이고 싶지 않으며, 내 시민들 중 누구에게도 본인이 싫다는데 그렇게 강요하도록 강요하고 싶지 않소. 누가 자진하여 사랑하는 자식을 포기할 만큼 비정할 수 있겠소?(중략)

데모폰의 말에 이올라오스는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으나 은근히 떠나기를 바라는 데모폰의 의중을 읽고, 절망을 하여 다시 도망다녀야 하는 신세가 될 것을 걱정하다가 자신을 아이들 대신 에우뤼스테우스에게 넘겨줄 것을 부탁합니다. 데모폰은 에우뤼스테우스가 죽이고자 하는 것은 이올라오스가 아니라 무럭무럭 자라 자신에게 복수할지도 모르는 헤라클레스의 아이들이라고 말합니다.

지도자는 판단을 내릴 때 신중해야 하고 자신의 판단에 명분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현명한 지도자일수록 판단을 내리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어떤 판단도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고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지도자의 판단을 비난하거나 지지하는 세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현명한 지도자라면 때로는 리스크가 큰 최선보다 차선을, 최악보다 차악을 선택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져야 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때, 헤라클레스의 딸인 마카리아가 나타나 신탁의 내용을 듣고는 자신이 제물이 되겠다고 말합니다.

마카리아  (중략) 이 도시는 우리 때문에 큰 위험을 감수하는데, 우리는 남들을 구할 수 있는데도 남들에게 위험을 떠넘기고 죽지 않으려 한다는 것은 말도 안돼요.(중략) 그대들은 이 몸을 죽어야 할 곳으로 인도하여 화관으로 장식하고 그대들 좋을 대로 신께 바치세요! 그러고 나서 적에게 이기세요. 내 목숨은 마지못해서가 아니라 자진하여 그대들에게 맡겨진 것이니까요. 나는 여기 이 오라비들과 나 자신을 위해 죽겠다고 선언하겠어요. 나는 목숨에 집착하지 않음으로써 가장 아름다운 것을 발견했는데, 그것은 영광스럽게 죽는 거예요.

마카리아의 말에 이올라오스는 가슴 아파하며 헤라클레스의 딸들을 불러모아 제비뽑기를 하여 제물이 될 사람을 뽑자고 말합니다.

마카리아  나는 제비뽑기로 우연히 정해져 주고 싶지 않아요. 그런 죽음에는 누구도 고마워하지 않아요. 그러니 그런 말씀일랑 마세요. 어르신! 그대들이 내 제의를 받아들이고, 내 열의를 이용하시겠다면, 나는 여기 이 오라비들을 위해, 강요받지 않고 자진하여 목숨을 바치겠어요.

마카리아의 의지에 이올라오스는 가슴 아파하였고, 데모폰은 격식에 맞춰 장례를 치러주겠다고 하면서 자신이 본 여인 중에 가장 용감한 여인이었다고 칭송하면서 그녀에게 이올라오스와 형제들에게 마지막 말을 전하라고 합니다. 
이올라오스는 마카리아의 죽음을 앞두고 괴로워합니다.

이 비극에서는 앞서 소개한 비극 『헤카베』에서 폴뤽세네의 희생에 비해 마카리아가 희생되는 과정이 많이 생략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이유를 해설에서는 공연의 길이를 줄이는 과정에서 손질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생략으로 인해 마카리아의 희생이 휠로스의 등장으로 인해 희생되지 않은 것으로 착각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코로스(좌)  내 장담하건데, 신들의 의지 없이는 어떤 인간도 행복하거나 불행할 수 없다네. 또 같은 집안이 언제까지나 행복을 누릴 수도 없다네. 상반된 운명이 번갈아 그 집안을 뒤쫓는다네. 운명은 어떤 자를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옮기는가 하면, 멸시받던 자를 부자로 만든다네. 운명은 아무도 피할 수 없는 법. 지혜로도 운명은 막을 수 없다네. 그렇게 하려는 자는 평생 헛수고만 할 뿐이라네.(중략)

「음지가 양지되고 양지가 음지된다」는  우리 속담이 생각나는 대목입니다.

그때 헤라클레스의 장남 휠로스의 시종이 나타나서 휠로스가 군대를 데리고 와서 야영을 시키고 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시종은 휠로스의 군대가 왼쪽 날개에 포진되어 있으며, 아르고스의 장군들의 얼굴이 보일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맞서고 있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소식을 전한 시종이 다시 전장으로 가려고 하자, 이올라오스가 자신도 전쟁에 참가할 뜻을 밝힙니다. 시종은 이올라오스는 노쇠하여 전쟁에 참여할 수 없다고 말립니다.
그러나 이올라오스는 완강하게 참여의사를 밝혔고 신전 안에 걸려있는 노획한 무구를 걸치고 중무장보병으로 전쟁에 참여하게 됩니다.
헤라클레스의 어머니이자 아이들의 할머니인 알크메네는 이올라오스가 참전하여 부재하게 되면 누가 자신과 아이들을 지켜주겠냐고 걱정하며 한탄합니다. 
이올라오스는 아테나이가 알크메네 일행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위안을 하지만 그녀는 시름에 빠져 제우스를 원망합니다.
시종은 이올라오스가 입을 무거운 무구를 전쟁터까지 갖다주고 전쟁터에서 입을 수 있게 배려합니다.
전쟁터까지 가는 길에 속도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이올라오스는 젊은 시절을 회상하며 자신의 노쇠한 처지를 안타까워합니다.

얼마 후 사자가 나타나서 승전소식을 알립니다.

사자  여주인님, 저는 마님께 가장 듣기 좋은 소식을 가장 간단명료하게 전하러 왔어요. 우리는 적군을 이겼고, 마님의 적들의 무구 일습(한 벌)을 입고 있는 승리의 기념비(목조의 뼈대에 적군의 무구를 입힌 것. 적군이 도망가기 시작한 지점에 세운다)를 세우고 있어요.

알크메네는 기뻐하며 이올라오스와 휠로스의 생사를 물었고, 사자는 모두 살아있음을 전합니다.
사자는 휠로스가 에우뤼스테우스에게 일대일 결투를 신청했으나, 에우뤼스테우스가 겁을 먹고 받아들이지 않아 전사들이 전투를 하게 되었다고 전합니다. 
두 진영이 치열하게 싸우다가 전세가 기울어진 아르고스 부대가 도망을 치기 시작하자 휠로스가 맹렬히 뒤를 취격하였고 이올라오스도 같이 전차에 타서 손수 고삐를 잡고 전차를 몰았다고 합니다.
이올라오스는 에우뤼스테우스의 전차가 보이자 헤베(청춘의 여신)와 제우스에게 딱 하루만 젊어져 적에게 복수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고,  갑자기 별 두개가 말 멍에 위해 멈춰섰다고 하는데 헤라클레스와 헤베(헤라클레스는 죽어서 신이 되어 여신 헤베와 결혼하였다고 함)였다고 전합니다.
갑자기 젊어진 이올라오스는 에우뤼스테우스를 생포해서 전리품으로 끌고 오고 있는데, 알크메네의 면전에서 처벌받을 수 있게 죽이지 않고 끌고 오고 있다고 전합니다. 

코로스(우2)  (중략) 여신께서는 정의보다 분노와 폭력을 앞세우는 자의 오만을 제지하셨도다. 내게는 오만과 물릴 줄 모르는 욕망이 주어지지 않기를!

시종이 포박한 에우뤼스테우스를 알크메네 앞에 데리고 옵니다.
알크메네는 에우뤼스테우스가 헤라클레스에게 시킨 고역과 자신들을 그리스 전역에서 쫓아낸 것에 분노하면서 에우뤼스테우스가 비참하게 죽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시종이 알크메네에게 전쟁에서 생포한 적은 함부로 죽여서는 안된다고 말하자. 알크메네는 그렇다면 자신이 직접 그를 죽이겠다고 말합니다.

에우뤼스테우스는 자신이 헤라클레스를 괴롭힌 것은 헤라(제우스의 소생인 헤라클레스가 태어나는 것을 시기함)가 강요했기 때문이고 헤라클레스의 자녀들을 죽이려고 한 것은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항변합니다. 

코로스  알크메네여, 내 그대에게 충고 좀 하고 싶어요. 도시가 그렇게 결정했다니, 이자를 살려두시오.

알크메네  어떻겠소, 그는 죽고 우리는 도시의 뜻에 따른다면?

알크메네는 복수심으로 에우뤼스테우스를 죽이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먼저 그를 죽이고 도시의 처분을 기다리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에우뤼스테우스는 아테나인인들에게 아폴론의 오랜 신탁을 말해줍니다. 자신이 죽으면 무덤에 헌주도 하지 말고 제물의 피도 뿌리지 못하게 하라고 합니다. 이는 자신의 원한이 풀리지 않게 하려는 목적입니다. 그는 훗날 헤라클레스의 자녀들이 배은망덕하게도 아테나이를 공격해 올때 자신이 그들에게 쓰라린 귀향을 하게 할 것이며, 자신의 죽음이 아테나이인들에게는 복이, 헤라클레스의 자녀들에게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드라마가 공연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는 기원전 430년에서 427년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추정하는 근거는 스파르테인들이 기원전 427년에 쳐들왔을 때 마라톤 근처에 있는 테트라폴리스가 철저히 파괴되었기 때문에 이 드라마에서 예언하고 있는 에우뤼스테우스의 신탁이 기원전 427년 이후라면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이 말은 드라마에서 말하는 장소가 없어진 다음에 그 장소에 대해 마치 지금 존재하는 것처럼 신탁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관객의 입장에서 보면 실없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알크메네는 하인들에게 에우뤼스테우스를 데리고 가서, 죽여서 개 떼에게 던져주라고 명령합니다. 

코로스  그렇게 하시는 것이 좋겠군요. 시종들아, 이 사람을 데려가거라! 우리의 왕들이 부정을 탈 만한 짓을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니까 말이야.

천병희 선생님의 해설에서는 '알키메네가 보여주는 무자비한 복수는, 그녀의 처지에서는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핍박받을 때 내세우던 정의와 인도주의를 남자에게는 거절한다는 점에서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전쟁이 난무하는 사회에서 약자가 될 수 밖에 없는 여성에게 안위를 위해 복수를 하는 것에 대해서 정의와 인도주의를 논하는 것은 조금 불공평하게 느껴지는 대목이었습니다. 그 당시의 여성은 패전국이 되었을 때 전리품으로 간주되던 시기였는데 약자에게 같은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공정한지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독자분들의 생각은 어떠한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