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아스 제9권_아킬레우스에게 사절단을 보내다_ 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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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저서 읽기/일리아스(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숲)

일리아스 제9권_아킬레우스에게 사절단을 보내다_ 간청

 

일리아스 제9권_아킬레우스에게 사절단을 보내다_ 간청

 

그리스군은 패전으로 인해서 마음이 괴로운 상태입니다. 그리스 총대장 아가멤논은 평소와 같았으면 큰 소리로들을 소집했을 것인데 전날의 패전으로 인해 의기소침해 있던 터라 전령들로 하여금 한 명씩 따로 호명하여 회의장으로 소집하게 합니다.

 회의장에서 그리스 총대장 아가멤논은 눈물을 흘리며 제우스가 자신에게 승리의 귀향을 약속했는데 이제 와서 아무런 명예도 없이 그냥 귀향하라고 명령 한다고 한탄합니다. 그러면서 제우스의 뜻을 거스를 수는 없으니 고향으로 달아나자고 말했고 그 말을 들은 그리스 전사들은 비탄에 빠집니다.

 그때 디오메데스가 일어나 달아날 사람은 다 달아나라고 하면서 자신은 자신의 마부 스테넬로스와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합니다. 그의 말을 들은 그리스 전사들은 환호성을 올리며 그의 말을 칭찬합니다.

 그리스의 존경스러운 원로 네스토르가 일어나서 일단 저녁 준비를 하고 파수병들에게 방벽 바깥쪽 깊은 호 옆에서 야 영하게 하자고 제안합니다. 그는 또 원로들에게 트라케에서 가지고 온 포도주로 잔치를 베풀라고 제안하면서 지금 그리스군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훌륭하고 지혜로운 대책이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그리스 전사들은 그의 의견을 받아들여 트라쉬메데스, 아스칼라포스, 이알메노스, 메리오네스, 아파레우스, 데이퓌로스 이렇게 7명의 지휘자들이 각각 100명의 전사들을 이끌고 각자 저녁 준비를 합니다.

한편 아가멤논은 네스토르의 조언에 따라 원로들에게 잔치를 베풀었고 네스토르는 아가멤논에게 지금이라도 아킬레우스에게 우정의 선물과 상냥한 말로 그를 달래고 설득할 방법을 강구해 보자고 조언합니다.

네스토르의 조언을 들은 아가멤논은 자신이 어리석었음을 인정하고 아킬레우스는 만군의 가치가 있으니 자신의 어리석음을 바로잡기 위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보상금을 기꺼이 바치겠다고 말합니다.

 선물 목록으로는 일곱 개의 세발솥, 황금 10달란트(아테나이에서 1달란트는 약 26kg 이었음), 번쩍이는 가마솥 20개, 힘센 말 열 두필, 훌륭한 공예에 능한 여인 일곱 명입니다.

게다가 브리세이스도 주겠다고 말하면서 자신은 브리세이스와 같은 침상에 오른 적이 없음을 맹세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트로이를 함락하게 되면 황금과 청동을 가득 싣게하고 헬레네 다음으로 가장 아름다운 여인 20명도 손수 고르게 하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면 구혼 선물 없이 사위로 삼을 것이며 전례 없는 지참금도 지급하겠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번화한 일곱 도시도 주겠다고 말하면서 아킬레우스가 자신의 제의를 받아들일 수 있게 하라고 말합니다.

네스토르는 선물 목록을 듣고 그 정도면 어느 누구도 업신여기지 못할 것이라고 하면서 포이닉스, 큰아이아스, 오뒷세우스와 전령으로는 오디오스와 에우뤼바테스를 보내 협상하게 합니다.

그들이 아킬레우스의 막사에 도착했을 때 그는 포르밍크스로 마음을 달래고 있었고, 포이닉스와 큰아이아스가 앞에 가고, 오뒷세우스는 뒤따라갑니다. 아킬레우스는 포이닉스와 큰아이아스가 오는 것을 보고 반갑게 맞이합니다. 

아가멤논의 사절단을 맞이하는 아킬레우스(명화로 보는 오뒷세이아)

아킬레우스는 절친 파트로클로스와 함께 이들을 후하게 접대합니다.

오뒷세우스는 아킬레우스를 위해 건배를 하면서 그리스군의 존망이 예측하기 어렵게 되었다고 하면서 아침이 되면 헥토르가 그리스군의 전함을 다 불사르고 그리스 군들을 도륙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니 아킬레우스에게 트로이의 맞서싸워 줄 것을 부탁하면서 아킬레우스의 아버지인 펠리오스가 거만한 마음을 억누르라고 신신당부한 것을 기억하라고 말합니다.

만약 아킬레우스가 분노를 거둔다면 아가멤논이 주기로 한 선물들을 열거하면서 다시 한 번 광기에 사로잡힌 헥토르를 막아달라고 부탁합니다.

이 말에 아킬레우스는 아가멤논이 죽기보다 싫기 때문에 자신을 설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다른 용장들과 함께 함선들을 불길에서 구할 방도를 강구하라고 냉정하게 말합니다 .

그러면서 자신은 고향 프티아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합니다. 아킬레우스는 아가멤논을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비난하면서 설령 그가 모래나 먼지만큼 많은 선물을 준다해도 자신을 설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아이들의 교육에서도 신뢰는 굉장히 중요한데요. 교육학적으로 보자면 신뢰가 없는 부모에게 아이들은 사랑을 느낄 수 없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아킬레우스도 지도자인 아가멤논에 대해 불신하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지도자는 자신의 손해을 감수하면서도 신뢰를 줄 수 있는 힘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욕심때문에 일을 그르치는 아가멤논의 행동을 보면서 우리에게 어떤 지도자가 필요한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것 같습니다.

아킬레우스는 어머니 테티스가 말하기를, 자신에게 두 가지 운명이 주어졌는데 한 가지는 트로이에서 명예를 얻고 죽는 것이고 또 한 가지는 명예는 없지만 귀향해서 자신의 명대로 여생을 즐기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아킬레우스는 재산은 얼마든지 약탈해올 수 있지만 사람의 목숨은 한 번뿐이니 자신은 귀향해서 여생을 즐기겠다고 말합니다.

귀향을 결정한 아킬레우스는 노인 포이닉스에게 자신과 같이 귀향하자고 하였고 포이닉스는 아킬레우스의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포이닉스는 아킬레우스와 각별한 사이인데 포이닉스가 젊었을 시절 아버지가 새어머니만 사랑하고 자신의 친어머니를 모욕하자 친어머니는 새어머니가 아버지를 미워하도록 자신이 새어머니와 정을 통하도록 부탁하였고 포이닉스는 친어머니의 부탁을 받아들여 새어머니와 정을 통하게 됩니다. 그 일로 아버지는 포이닉스를 저주 하게 되었고, 친부살해자라는 오명을 쓰지 않기 위해 친척들과 친구들이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눈을 피해 집을 나가게 됩니다. 그때 아킬레우스의 아버지인 펠레우스가 포이닉스를 아들처럼 거두어 줍니다. 포이닉스는 그때 당시에 어린 아킬레우스를 정성껏 보살펴 주었습니다. 그런 인연으로 포이닉스 아킬레우스와 같이 전쟁에 참가하였고 지금은 아킬레우스를 설득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포이닉스는 그리스군의 운명을 걱정한 나머지 눈물을 흘리며 아킬레우스의 아버지인 펠레우스가 자신을 아킬레우스와 같이 보낸 것은 트로이로 올 때 아킬레우스가 아직 어렸기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지금은 아킬레우스가 노인이 된 자신을 구해주어야 하니 분한 마음을 억제하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포이닉스는 쿠레테스족과 아이톨리아인들이 칼뤼돈 시를 둘러싸고 전쟁을 한 이야기를 해줍니다. 아이톨리아의 지도자 오이네우스가 추수의 제물을 신들에게 바쳤는데 아르테미스를 빠뜨리게 됩니다. 이에 아르테미스는 앙심을 품고 오이네우스의 과수원에 흰 엄니(식육류 등의 송곳니)를 가진 사나운 멧돼지를 보내 큰 피해를 입히게 합니다.

그러자 오이네우스의 아들 멜레아그로스가 여러 도시에서 사냥꾼들과 사냥개를 모아 멧돼지를 죽입니다. 그러나 아르테미스 여신은 죽은 멧돼지의 머리와 가죽을 둘러싸고 쿠레테스족과 아이톨리아인들과의 반목을 일으킵니다. 멜레아그로스는 멧돼지의 머리를 사냥하는데 공이 큰 아탈란테라는 소녀 사냥꾼에게 주었는데 멜레아그로스의 외삼촌(쿠레테스족)들이 그것을 뺏아갑니다. 그러자 멜레아그로스는 외삼촌들을 죽이게 되고 그 이유로 어머니 알타미라의 저주를 받게 됩니다. 어머니에게 반감을 품게 된 멜레아그로스는 전쟁에 나서지 않게 됩니다. 어머니는 자기 아들인 멜레아그로스가 죽게 해달라고 빌었고 복수의 여신들이 그녀의 기도를 듣고 아이톨리아인들이 적의 공격에 무참히 당하게 됩니다. 아이톨리아인 원로들은 멜레아그로스에게 많은 선물을 약속하고 전쟁에 나설 것을 간청했고 그의 아버지인 오이네우스와 누이와 어머니 그리고 친구들까지 나서서 간청했으나 멜레아그로스를 설득할 수는 없었습니다.

칼리돈의 멧돼지 사냥(루벤스)

결국 아이톨리아인들의 탑이 난타당하고 쿠레테스족이 탑위로 기어 올라와 도성에 불을 질렀고 멜레아그로스의 아내인 클레오파트라가 눈물로서 호소하고 나서야 멜레아그로스는 전쟁에 나서게 되었고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지만 그땐 아무대가가 없었습니다.

멜레아그로스를 독려하는 클레오파트라(에밀 시뇰)

이 이야기는 막장드라마처럼 느껴지는데요. 외삼촌을 죽인 멜레아그로스나 자신의 남자형제를 죽였다고 해서 아들을 죽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어머니를 저로서는 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인 것 같습니다. 물론 역사적으로 보면 특히 왕위쟁탈전에서 이런 막장드라마는 많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그래서 우리는 권력에 염증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포이닉스는 아킬레우스에게 멜레아그로스 같은 실수를 범하지 말고 선물을 줄 때 전쟁에 나서라고 조언합니다.

아킬레우스를 설득하는 포이닉스(미셸 마르탱 드뢸링)

아킬레우스는 아가멤논을 기쁘게 하기위해 자신을 설득하지 말라고 하면서 그러면 포이닉스까지 미워하게 될 것이라고 하면서 자신의 숙소에서 같이 자고 날이 새거든 같이 떠나자고 말합니다. 그리고 같이 간청하러 온 사람들을 떠나게 할 양으로 파트로클로스를 시켜 포이닉스의 침구를 펴게 합니다.

큰아이아스는 아킬레우스에게 우정으로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며 안타까워 하면서 브리세이스 대신 가장 뛰어난 일곱 명의 여인들과 그 밖의 많은 선물들도 주겠다는데 받아들이지 않는 것에 대해 답답해 합니다.

이에 아킬레우스는 헥토르가 자기 진영의 막사와 함선들 있는데까지 쳐들어와 불을 지르기 전까지는 자신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아킬레우스의 뜻을 전해 받은 사절단은 포이닉스를 제외하고 그리스 진영의 회의장으로 돌아갑니다.

사절단을 본 아가멤논은 오뒷세우스에게 결과를 물었고 오뒷세우스의 말을 들은 아가멤논과 그리스군들은 비탄에 잠깁니다.

디오메데스는 아가멤논에게 그렇지 않아도 거만한 아킬레우스게게 많은 선물을 제시해 더욱더 거만하게 만들었다며 못마땅해 하면서 아킬레우스가 귀향하든지 머물든지 내버려두고 모두 음식과 포도주를 마음껏 마시고 내일 전투를 준비하자고 조언하였고 모두 디오메데스의 말을 칭찬합니다.

9권에서 디오메데스의 행동은 현실적으로 보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실망하고 비탄에 잠겨 있을 때 용기를 주고 실질적으로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을 제시하면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 주위에는 여러 성향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무 해결책도 없이 불평불만을 늘어놓기만 하는 사람, 반면에 현실적인 상황은 안좋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사람, 자신의 의견은 없이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일방적으로 휩쓸리는 사람, 근거없이 상황을 희망적으만 보는 사람, 또는 그 반대인 경우도 있습니다. 고전이 빛나는 것은 이런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하면서 이끌어 가는 상황들입니다. 우리는 그런 상황들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우리가 겪는 많은 어려움에서 길을 찾기도 합니다.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지식을 바탕으로 한 실천이라고 생각합니다.

<9권의 줄거리>

헥토르의 맹활약으로 열세에 빠진 그리스군들은 아킬레우스에게 사절단을 보내 많은 선물을 제시하면서 그의 마음을 돌려보려고 하지만 실패하고 디오메데스의 조언에 따라 그리스 전사들은 다음 날 전투를 위해 든든히 식사를 하고 잠을 청하면서 9권이 끝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