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아스_ 제10권_ 돌론의 정탐
9권은 아킬레우스를 설득하러 간 밤의 이야기이고 10권은 설득에 실패하여 정탐꾼을 보내는 밤에서 새벽에 이르는 시간에 일어난 일로 이 두 사건은 시간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모든 그리스군 전사들이 잠을 자는 사이에도 그리스 총대장 아가멤논은 아킬레우스의 마음을 돌리지 못한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더군다나 트로이군이 승리에 부풀어 밤새 화톳불을 피워놓고 목적소리(목동이 부는 피리소리)를 내는 것을 듣고 있는 아가멤논은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그는 아무래도 지혜가 많은 원로 네스토르를 찾아가서 계책을 물어보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아가멤논의 동생인 메넬라오스도 자신으로 인해 시작된 전투가 패배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잠을 이루지 못해 무장을 하고 아가멤논을 찾아갑니다.
무장을 하고 앉아 있던 아가멤논은 동생 메넬라오스가 찾아오자 반갑게 맞이합니다.
아가멤논은 제우스의 마음이 바뀌어 헥토를에게 영광을 줌으로서 그리스군이 전례 없이 끔찍한 일을 당했다고 말하면서 메넬라오스에게 아이아스와 이도메네우스를 부르라고 지시하고 자신은 네스토르에게 파수병들에게 정탐을 지시할 뜻이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말합니다.
아가멤논은 메넬라오스에게 누구에게나 경의를 표하고 잘난 체 하지 말것을 당부합니다.
이미 아킬레우스에게서 거절의 아픔을 겪은 아가멤논이 예전과는 다르게 겸손해진 것 같습니다. 고난은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는 순기능의 역할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스가 계속해서 승승장구 했으면 아가멤논의 겸손한 태도는 보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아킬레우스도 자신의 힘에 대한 자만심으로 아가멤논의 화해 제의를 쉽게 거절했다고 생각합니다. 비극에서 보면 인간의 자만심이 비극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인간들이 신에 도전하면 응징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는데, 천병희 선생님의 해석을 빌리면 신화에서 신은 귀족에 비유될 수 있고 인간은 평민에 비유될 수 있습니다. 즉 신에 대한 도전은 지배계층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되어 응징함으로써 지배계층에 대한 복종을 이끌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여겨집니다.
아가멤논은 네스토르에게 잠이 오지 않는 것 같으니 자신과 함께 파수병들이 보초를 잘 서고 있는지 살펴보러 가자고 말합니다. 아가멤논은 어두운 밤에 트로이군이 기습공격을 할까봐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네스토르는 기꺼이 아가멤논과 같이 따라나서겠다고 하면서 다른 용장들도 불러오는 것이 좋겠다고 말합니다.
네스토르가 메넬라오스가 잠을 자고 있는 줄로 오해하고 비난하자 아가멤논은 메넬라오스는 먼저 자신을 찾아왔고 다른 용장들을 깨우러 갔다고 해명합니다.
네스토르는 오뒷세우스의 막사에서 큰소리로 오뒷세우스를 깨웁니다. 둘은 디오메데스의 막사에 갔고 곤히 자고 있는 디오메데스를 본 네스토르가 그를 꾸짖습니다.
그러자 디오메데스는 잠도 안자고 전사들을 깨우러 다니는 네스토르를 칭찬하며 다른 젊은 사람들은 어디가고 나이든 네스토르가 돌아다니고 있냐고 물어봅니다.
네스토르는 디오메데스에게 아이아스와 메게스를 깨워서 데려올 것을 부탁했으며 디오메데스가 데리고 오자 그들은 파수병들이 있는 곳으로 갔는데 파수병들은 잠을 자지 않고 뜬 눈으로 앉아 열심히 파수를 보고 있었습니다.
네스토르는 파수병들을 칭찬하고 회의장으로 향했고, 메리오네스와 네스토르의 아들 안틸로코스도 따라갑니다.
네스토르는 그리스전사들 사이에서 트로이진영으로 들어가 정탐을 할 사람이 있냐고 물어봅니다. 만약 트로이진영의 상황를 정탐하고 온다면 명성을 얻고, 모두에게서 검은 암양 한 마리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제안합니다.
디오메데스는 자신이 가고 싶다고 말하면서 서로 도와가면서 정탐하기 위해 한 사람만 더 동행하기를 원하자 많은 그리스 전사들이 그와 함께 동행하기를 지원합니다.
아가멤논은 디오메데스에게 직접 동행할 전사를 고르라고 하였고, 그는 아테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지혜로운 오뒷세우스와 같이 가기를 원합니다.
오뒷세우스는 새벽이 가까워지고 있으니 빨리 떠나자고 말합니다.
디오메데스는 자신의 무구를 막사에 놔두고 왔기 때문에 트라쉬메데스가 쌍날칼과 방패와 소가죽 투구를 챙겨줍니다.
한편 메리오네스는 오뒷세우스에게 활과 화살통과 칼을 주었고 그의 머리에는 가죽으로 만든 투구를 씌워줍니다.
오뒷세우스가 쓰고 있는 투구는 아우톨뤼코스(도둑질의 명수)가 엘레온에서 훔쳐온 것으로, 암피다마스가 몰로스에게 선물로 주었고 몰로스는 아들인 메리오네스에게 준 것이었다.
두 사람이 무장을 하고 떠나자 오뒷세우스를 사랑하는 아테네가 그들에게 왜가리 한 마리를 보내주었고, 왜가리 울음소리를 들은 오뒷세우스는 새의 전조를 듣고 기뻐하며 아테네에게 기도하였고, 디오메데스도 아테네에게 자신을 도와준다면 한 살배기 암송아지 한 마리를 제물로 바치겠다고 기도하였고 아테네는 그의 기도를 들어줍니다.
한편 트로이진영에서도 장수들이 회의장에 모였고, 헥토르는 그리스진영을 정탐해오는 전사에게 전차 한 대와 말 두필을 주겠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다섯 누이들 사이에 외아들인 돌론이라는 자가 나서서 헥토르에게 상품으로 아킬레우스의 전차와 말을 자신에게 달라고 합니다. 헥토르가 홀을 들어 맹세를 하자 그는 무장을 하고 그리스 진영으로 정탐을 떠납니다.
그리스 진영과 트로이 진영의 정탐꾼의 클라스가 다른 것 같습니다. 그리스 진영에서는 지혜로운 오뒷세우스와 용장 디오메데스가 나선 반면 트로이 진영에서는 자신의 능력도 모르고 자신에게 과분한 상품을 요구한 돌론이라는 자가 나섰는데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한 것 같습니다. 리더는 자신만 뛰어나서 되는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부하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능력도 무엇보다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헥토르는 아가멤논에게 한 수 아래인 것 같습니다.
디오메데스와 오뒷세우스는 트로이측 정탐꾼 돌론이 오는 것을 알아차리고 길밖의 시체들 속에 숨어있다가 그가 그리스진영쪽으로 향할 때 덤벼들어 사로잡을 계획을 세웁니다. 만약 그가 걸음이 빨라 놓칠 시에는 창으로 달려들어 그리스의 함선들 쪽으로 쫓아 트로이 도성으로 달아나지 못하게 하자고 계획합니다.
돌론은 트로이 진영 쪽에서 인기척이 나자 트로이진영에서 자신에게 계획이 취소되었다고 말하러 온 줄 알고 걸음을 멈추었다가 그리스 전사임을 알고 달아나기 시작합니다.
디오메데스는 돌론이 그리스진영으로 달아나 파수병들과 섞이려는 순간 멈추지 않으면 창을 던지겠다고 소리치고 창을 던졌으나 일부러 빗나게 던졌습니다. 그러자 돌론이 혼비백산하여 멈춰 섰고, 이빨을 덜거덕거렸고 얼굴은 파랗게 질려 있습니다.
돌론을 공격하는 디오메데스(도자기의 그림)
돌론은 두 사람에게 자신을 살려주고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몸값을 받으라고 애원합니다. 두 사람은 돌론에게 왜 그리스 진영 함선쪽으로 왔느냐고 물었고 돌론은 헥토르가 아킬레우스의 말과 전차를 준다고 꼬드겨서 염탐하러 왔다고 말합니다.
이 말을 들은 오뒷세우스는 아킬레우스의 말은 아무나 몰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허황된 돌론을 일깨워 주며 그에게 트로이진영의 파수와 잠자리 배치, 헥토르가 무구들을 놓는 위치까지 물어봅니다. 어리석은 돌론은 두 사람에게 상세하게 다 알려줍니다.
돌론은 트로이 동맹군들은 파수를 트로이군에게 맡겨놓고 다 잠자리에 들었다고 말하면서 동맹군 중 트라케의 레소스 왕은 맨 가쪽에 있으며 가장 아름답고 날래며 눈 부시게 흰 말과 금과 은으로 훌륭하게 장식된 말과 함께 거대한 황금무구들을 가지고 있다고 말해줍니다.
어리석은 돌론은 자신을 함선들 쪽으로 데리고 가서 몸값을 받던지 아니면 포승줄로 묶어 그 자리에 남겨두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디오메데스는 다시는 그리스군에게 해코지하지 못하게 하려고 칼을 들고 그의 목을 칩니다.
어리석은 부하를 정탐꾼으로 보낸 헥토르는 트로이 진영의 상황만 탄로나고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자신의 능력도 모르고 황당한 꿈을 가진 어리석은 돌론을 보낸 헥토르는 신중을 기하지 못한 결정을 내림으로써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오뒷세우스는 돌론의 무구들을 아테네 신에게 바친다고 기도하며 트라케왕이 있는 곳으로 자신을 인도하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그는 돌론에게서 들었던 레소스왕의 말이 탐이 났던 것입니다.
두 사람이 트라케 전사들의 부대에 닿았을 때 그들은 피로에 지쳐 잠들어 있었습니다. 디오메데스는 트로이 동맹군인 트라케 전사들을 12명이나 무참히 죽였고 오뒷세우스는 말이 지나갈 길을 확보하기 위해 시체들을 치웁니다. 디오메데스는 13번 째로 트라케왕의 목숨을 빼았습니다.
오뒷세우스는 트라케왕의 말들을 풀어 가죽 끈으로 함께 묶어서 활로 후려치며 몰고 갔는데 지략이 오뒤세우스였지만 채찍을 집어낼 생각도 못할 정도로 긴장을 했었나 봅니다.
디오메데스가 트로이전사들의 무구들이 실려 있는 전차를 끌고 갈까 아니면 트라케 전사들의 목숨을 더 빼앗을까 고심하고 있을 때 아테네는 그리스진영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라고 하며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디오메데스가 트로이전사들로 부터 쫓기는 신세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였고 그들은 급히 말을 몰아 그리스진영으로 향합니다.
과유불급이라고 과하면 부족한만 못하다고 하였습니다. 욕심이 날 때 자신을 제어시키는 힘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오뒷세우스가 귀향을 할 때 세이렌의 유혹을 이기기 위해 자신이 몸을 돛대에 묶는 것처럼 인간은 유혹에 약한 존재입니다. 그 약점을 알고 어떻게 자신을 제어시키느냐에 따라서 많은 유혹과 중독에서 벗어나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아폴론(트로이편)은 아테네가 디오메데스를 돌봐주는 것을 보고 화를 내며 레소스의 친척이자 트라케의 참모인 힙포코온을 깨웁니다. 그는 트라케 동맹군의 처참한 살육현장을 보고 울부짖으며 레소스의 이름을 불렀고, 현장을 본 트로이 전사들은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한편 두 사람은 말을 세우고 돌론의 무구를 놔둔 곳에서 전리품을 챙긴 후 다시 말을 달립니다.
말발굽 소리를 들은 네스토르는 디오메데스와 오뒷세우스가 저토록 빠른 말들을 몰고 오는 소리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그들에게 무슨 변고가 있지는 않은지 걱정합니다.
두 사람을 본 그리스 전사들은 기뻐하며 그들을 맞습니다.
네스토르는 레소스왕의 너무도 아름다운 말을 보고 감탄하며 어떤 신이 말을 주었냐고 물었으며 오뒷세우스는 트로이진영에서 있었던 일을 말해줍니다.
디오메데스는 몰고 온 말들을 구유에 매었고 두 사람은 목욕을 마친 후 달콤한 포도주를 퍼내어 아테네에게 부어드립니다.
<10권 줄거리>
아킬레우스를 설득하지 못한 그리스진영의 전사들은 걱정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여 회의장에 모였고 트로이진영으로 정탐꾼을 보내기로 결정합니다. 정탐꾼으로 오뒷세우스와 디오메데스가 선발됩니다. 한편 트로이진영에서도 돌론이라는 자를 정탐꾼으로 보내었는데 정탐하기도 전에 잡힌 그는 살기위해 디오메데스와 오뒷세우스에게 트로이진영의 여러 가지 정보를 말해줬지만 디오메데스에 의해 죽습니다. 디오메데스와 오뒷세우스는 트로이연합군인 트라케 진영의 전사들과 레소스를 죽이고 레소스왕의 아름다운 말은 두사람이 그리스진영으로 몰고 갑니다.
https://youtu.be/F1JMg49-4DQ?si=sP_IyWN3r6RWNy4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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