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0권 구혼자들을 죽이기 전에 있었던 일들
페넬로페가 2층으로 자러 간 후 오뒷세우스는 바깥채에서 잠자리에 들어 있었는데 구혼자들과 살을 섞었던 여인들이 홀에서 나오더니 저희들끼리 신이 나서 유쾌하게 웃어댑니다. 오뒷세우스는 그 모습을 보고 가슴속으로 분기했습니다. 오뒷세우스는 그녀들을 죽이고 싶은 자신의 마음을 억누르면서 속으로 이런 말을 합니다.
참아라, 마음이여! 너는 전에 그 힘을 제어할 수 없는 퀴클롭스가 내 강력한 전우들을 먹어치웠을 때 이보다 험한 꼴을 보고도 참지 않았던가! 그때도 이미 죽음을 각오한 너를 계략이 동굴 밖으로 끌어낼 때까지 너는 참고 견디지 않았던가!
오뒷세우스가 복수심에 불타면서 잠을 못 이루자 여신 아테네가 나타나 그가 곧 불행에서 해방될 것이라고 격려하며 그에게 잠을 쏟아 붇습니다.
한편 페넬로페는 잠에 깨어 침상에서 눈물을 흘리며 아르테미스 여신에게 자신을 죽음에 이르게 해달라고 빌면서 말합니다.
그러면 나는 가증스런 지하에 내려가서라도 오뒷세우스를 보게 될 것이고, 그이보다 못한 사내의 마음을 기쁘게 해주지 않아도 될 텐데!
잠에서 깬 오뒷세우스는 제우스에게 누군가 자신에게 안에서는 길조의 말을 해주고, 바깥에서는 다른 길조가 나타나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제우스가 그의 말을 듣고 즉시 번쩍이는 올륌포스에서 높다란 구름 사이로 천둥을 칩니다. 고귀한 오뒷세우스는 마음이 흐뭇했습니다.
한편 집 안에서 들려온 길조의 말은 한 여인의 입에서 나왔으니 구혼자들을 위해 혼자 늦게까지 보릿가루와 밀가루를 만들기 위해 맷돌을 돌리던 시녀가 맷돌을 멈추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발 구혼자들이 오뒷세우스의 홀에서 진수성찬을 드는 것도 오늘이 끝이자 마지막이기를! 그들은 이렇게 가루를 빻게 하여 고통스런 피로로 내 무릎을 풀어버렸어요. 제발 이번이 그들의 마지막 식사가 되기를!
오뒷세우스의 궁전에서 하녀들이 일을 하기 위해 모여들고 있을 때 텔레마코스가 가정부 에우뤼클레이아에게 나그네(오뒷세우스)가 잠자리와 음식대접을 잘 받았나 물어보았고 그녀는 포도주와 음식을 원하는 만큼 대접했다고 말합니다.
그날은 아폴론의 축제가 있는 날이라 하녀들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돼지치기 에우마이오스는 모든 돼지들 중에서 가장 훌륭한 것으로 살진 돼지 세마리를 몰고 왔고 염소치기 멜란티오스는 염소들 중에 가장 뛰어나 염소들을 몰고 왔습니다. 멜란티오스는 오뒷세우스를 보고 시비를 걸었습니다. 그 때 일꾼들의 우두머리인 필로이티오스가 새끼를 밴 적이 없는 암소 한 마리와 살진 염소들을 몰고 왔습니다.
하녀들(프란체스코 지암바티스타 바사노)
필로이티오스는 나그네(오뒷세우스)를 보고 오뒷세우스가 생각난다며 눈물을 글썽거립니다. 그는 오뒷세우스가 어린 소년이었던 자신에게 맡겨 두었던 소 떼가 지금은 말할 수 없이 늘어났다고 말하면서 구혼자들을 위해 일하게 된다면 도망을 치고 싶지만 혹시 오뒷세우스가 나타나 구혼자들을 물리칠까봐 오뒷세우스를 생각하며 버티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말을 듣고 있던 나그네(오뒷세우스)는 필로이티오스에게 오뒷세우스는 반드시 돌아올 것이며 구혼자들을 물리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들이 이렇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동안 구혼자들은 텔레마코스에게 죽음의 파멸을 꾀하고 있었는데 구혼자들 중 암피노모스가 반대를 하였고 구혼자들은 그의 의견을 받아들입니다.
잔치가 시작되고 텔레마코스는 오뒷세우스에게도 내장과 함께 황금 잔에 포도주를 따라 주었고 구혼자들을 향해 싸움이나 말다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마음속으로 욕설과 주먹다짐을 삼가도록 당부합니다.
텔레마코스의 대담무쌍한 행동에 구혼자들은 기분이 언짢았으나 참습니다. 오뒷세우스가 구혼자들과 같은 몫의 음식을 받자 불만을 품은 크테십포스라는 자가 오뒷세우스에게 명예의 선물을 준다며 소 다리 하나를 그를 향해 던집니다. 오뒷세우스는 몸을 피했고 그 모습을 본 텔레마코스는 자신이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며 구혼자들에게 더 이상 분별없는 짓을 하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그는 또 자신을 죽이고 싶으면 죽이라고 하면서 이렇게 사느니 죽는 게 낫다고 당당하게 말합니다.
구혼자들 중 아겔라오스라는 자가 텔레마코스에게 어머니 페넬로페가 구혼자들 중 한명과 결혼하도록 독려하라고 말합니다. 텔레마코스는 자신도 같은 생각이나 어머니를 강제로 집에서 내쫒을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상한 전조가 나타납니다. 그들이 먹고 있는 고깃덩어리에서 핏방울이 떨어졌고 갑자기 그들의 두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으며, 그들의 마음은 비탄하고 싶은 욕망으로 가득 찼습니다.
좌중에서 예언자 테오클뤼메노스가 구혼자들에게 재앙을 예고하자 구혼자들은 그를 비웃으며 대문 밖으로 호송하라고 했으나 그는 제발로 나갔겠다고 하며 텔레마코스의 친구인 페이라이오스의 집으로 갔고 페이라이오스는 그를 반갑게 맞이하였습니다.
구혼자들은 텔레마코스를 화나게 하려고 그의 손님인 테오클뤼메노스와 나그네(오뒷세우스)에 대해 비아냥거렸으며, 텔레마코스에게 손님에 관한 한 박복하다고 하며 그를 조롱합니다.
텔레마코스는 그들의 조롱에 동요되지 않았고 아버지 오뒷세우스가 그들에게 주먹맛을 보여줄 때를 진득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여신 아테네와 오뒷세우스는 구혼자들을 파멸에 이르게 할 것을 예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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