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주신(酒神) 디오뉘소스가 해적들에게 납치되자, 그의 개인 교사인 실레노스는 사튀로스들을 데리고 디오뉘소스를 찾아 나섰다가 시칠리아 섬에 사는 외눈박이 식인 거한들인 퀴클롭스들 중 한 명인 폴뤼페모스의 마수에 결려든다. 오뒷세우스 일행이 도착해 포도주를 주고 양식을 구하려고 실레노스와 흥정을 하는데, 폴뤼페모스가 돌아와 오뒷세우스 일행을 동굴에 가둔다. 전우를 잡아먹은 폴뤼페모스에게 오뒷세우스가 포도주를 권해 취하게 만든 다음, 발갛게 단 말뚝을 박아 눈멀게 하고는 동굴에서 도망친 이야기는 대체로 「오뒷세이아」 9권에서 이야기한 그대로다.
등장인물
실레노스 사튀로스들의 아버지
코로스 사튀로스들로 구성된
오뒷세우스 이타케 왕
퀴클롭스 외눈박이 거한 폴뤼페모스
그 밖에 오뒷세우스의 전우들과 퀴클롭스의 하인들
장소 시칠리아 섬에 있는 퀴클롭스의 동굴 앞 공터.
극이 시작되면 디오뉘소스의 개인교사인 실레노스가 등장하여, 자신은 디오뉘소스로 인해 여러 번 고통을 당했었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헤라가 디오뉘소스를 미치게 했던 일, 기가스들과의 전쟁으로 인해 자신이 디오뉘소스를 위해 심적인 괴로움을 겪기도 직접 전투에 가담하는 등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헤라가 튀르레니아의 해적들을 부추겨 디오뉘소스를 노예로 내다 팔았기 때문에, 그를 찾기 위해 아들들과 나섰다가, 난파를 당해 바위투성이 아이트네 산기슭에다 내던져졌다고 하소연을 합니다.
그곳은 외눈박이 퀴클롭스들이 살고 있었는데, 실라노스 일행은 그 중 한 퀴클롭스에게 붙잡혀 종살이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실레노스가 폴리페모스라는 퀴클롭스의 동굴을 청소하고 있을 때, 아들들이 가축 떼를 몰고 옵니다.
그때, 바닷가에서 동굴을 향해 먹을 것을 구하러 오는 선원들을 보고, 실레노스는 그들을 안쓰러워 합니다. 퀴클롭스에게 들키면 목숨을 부지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일행 중 오뒷세우스가 실레노스에게 인사하고, 자신을 소개합니다. 그는 트로이 전쟁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폭풍을 만나 그곳까지 오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실레노스는 오뒷세우스도 자신과 같은 이유로 그곳으로 오게 되었음을 알게 됩니다.
오뒷세우스는 자신이 있는 곳이 시켈리아 최고봉 아이트네 산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실레노스는 퀴클롭스들이 동굴에 사는데 그들은 춤도 없고, 포도주도 없다고 말합니다.
오뒷세우스는 실레노스에게 양식을 팔라고 하였고, 양식 값으로 디오뉘소스의 음료(포도주)를 주겠다고 합니다.
오뒷세우스는, 그 포도주는 마론(여기서는 디오뉘소스의 아들로 묘사됨)이 준 것이라고 하였는데, 농도가 아주 진한 포도주라고 합니다.
술을 좋아하는 실레노스는 물에 타지 않은 포도주 원액을 마시고 나서, 기분이 좋아져서 어깨춤이 절로 나옵니다.
오뒷세우스는 포도주의 댓가로 치즈와 새끼 양들을 요구하였고, 실레노스는 술을 마실수만 있다면 퀴클롭스의 가축들을 몽땅 줄 수 있다며 들떠서 말합니다.
실레노스는 치즈와 새끼양을 몰고 와서는 오뒷세우스에게 주면서 빨리 동굴을 떠나라고 했지만, 도망치기도 전에 퀴클롭스가 동굴 쪽으로 다가옵니다.
퀴클롭스는 동굴 옆에 서 있는 오뒷세우스 일행을 발견합니다. 실레노스는 어이없게도 자신이 퀴클롭스의 양식을 지키다가 오뒷세우스 일행에게 당했다고 거짓말을 칩니다.
또한 퀴클롭스를 사슬 목줄로 묶어, 머슴으로 팔아버리겠다는 말을 했다는 것입니다.
오뒷세우스도 지지않고, 퀴클롭스에게 실레노스의 거짓말에 대해 말합니다.
퀴클롭스는 오뒷세우스에게 어디서 왔는냐고 물었고, 오뒷세우스는 트로이 전쟁을 치르고 귀향하던 중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또한 그리스군은 트로이를 응징함으로써 여러 신전을 지킬 수 있었고, 아이트네 산도 그리스의 일부이니 이익이 돌아갈 것이라면서 자신들을 잡아먹지 말 것을 호소합니다.
그러나 실레노스는 오뒷세우스를 잡아먹으면 퀴클롭스도 달변가가 될 것이라면서 부추깁니다.
퀴클롭스는 신들에게 불경한 짓을 하지말라는 오뒷세우스를 비웃습니다.
퀴클롭스 (생략) 그날그날 먹고 마시고 걱정 없는 것, 바로 이것이 현명한 자들에게는 제우스야, 법 나부랭이들을 만들어 가지고 인간의 삶을 복잡하게 만드는 자들은 가서 뒈지라 그래!
어떤 제도에도 얽매일 필요가 없고, 신들도 두려워하지 않는 퀴클롭스의 면모를 볼 수 있습니다.
퀴클롭스는 오뒷세우스 일행을 동굴 안으로 끌고 들어갔고, 오뒷세우스는 그동안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였는데 불경한 자에게 당한다고 생각하니 억울한 마음이 들어 제우스에게 도와달라고 빌었고, 자신들을 도와주지 않으면 제우스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까지 합니다.
퀴클롭스는 오뒷세우스의 동료 중 두 명을 잡아먹었고, 오뒷세우스는 눈물을 흘리며 오뒷세우스의 시중을 들었습니다.
오뒷세우스는 올리브 나무가지를 뾰족하게 다듬은 다음, 불에 달구어 퀴클롭스의 눈을 찌를 계획을 세웁니다.
오뒷세우스는 실레노스의 아들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였고, 그들은 그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입니다.
오뒷세우스는 배가 부른 퀴클롭스에게 포도주를 권하였고, 포도주 맛에 빠진 퀴클롭스는 형제들을 찾아가려 하지만, 실레노스와 오뒷세우스는 포도주를 혼자 갖고 있어야 더 존경받게 될 것이라고 꼬드겨 집에 머무르게 하였고, 술에 취한 퀴클롭스는 바닥에 드러눕게 됩니다.
바닥에 드러누운 퀴클롭스는 오뒷세우스에게 이름을 물어보았고, 오뒷세우스는 '아무도 아니'라고 답합니다.
퀴클롭스는 술시중을 들면서 자꾸 술을 마셔대는 실레노스 대신 오뒷세우스에게 술시중을 들게 합니다.
오뒷세우스 자, 받아서 쭉 들이켜고 남기지 마세요. 술꾼은 마시다 죽는 한이 있어도 다 마시는 법이오.
퀴클롭스가 잠에 빠져들자 오뒷세우스는 계획대로 퀴클롭스의 눈을 찌르려고 합니다. 그런데 약속과는 달리 실레노스의 아들들이 겁을 먹고 갖은 핑계를 대면서 일에 가담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오뒷세우스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동료들만으로 계획을 실행하려고 하였고, 실레노스의 아들들에게는 노래로 박자라도 맞추어 자신의 동료들에게 힘이 되어 달라고 부탁합니다.
코로스장 그렇게 하지요. 우리 대신 남들이 위험을 감수해준다면, 성원이 도움이 된다면, 퀴클롭스는 틀림없이 불탈 것이오.
고대부터 현대까지 남이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 얻으려는 사람은 시대와 상관없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오뒷세우스 일행에게 눈을 찔린 퀴클롭스는 괴로움에 소리를 지릅니다.
퀴클롭스 어이쿠, 나는 폭행당했어! 나는 망했어! 하지만 너희들도 벌 받지 않고는 이 바위 동굴에서 벗어나지 못하리라. 이 쓸모없는 자들아! 동굴 입구에 서서 내가 이 두 손을 너희들을 향해 내밀테니까.
복수하려고 고군분투하는 퀴클롭스에게 오뒷세우스는 자신의 이름을 당당하게 밝히며 이렇게 말합니다.
오뒷세우스 오뒷세우스는 아버지께서 내게 지어주신 바로 그 이름이다. 너는 그 불경한 식사의 죗값을 받은 것이다. 네가 내 전우들을 죽인 것을 복수하지 않았다면, 내가 트로이아를 잿더미로 만든 것은 형평에 어긋나는 행동이었겠지.
화가 난 퀴클롭스는 언덕 위로 올라가 오뒷세우스 일행이 탄 배에 바위 돌덩이를 던져 죽여버리겠다고 합니다.
실레노스 일행은 퀴클롭스에게서 해방되어 오뒷세우스 일행에 합류하면서 극은 막을 내립니다.
천병희 선생님의 해설에서는 보통 사튀로스 극은 경쾌한 내용으로 즐겁게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에우리피데스는 사튀로스 극에서 너무 진지하고 무겁다는 느낌을 준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소포클레스나 아이스퀼로스 보다는 재능이 떨어진다는 평가인 것 같습니다. 비극에는 강하지만 가볍고 경쾌한 부분을 살리는 면에서는 역부족인 에우리피데스인 것 같습니다. 너무 진지한 것일까요...
다음은 에우리피데스의 비극과 오뒷세이아에서 나오는 서사시의 차이점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오뒷세이아」에서는 동굴 안이 배경이며, 폴뤼페모스를 눈멀게 하는 것이 정당방위였던 반면, 에우리피데스 비극에서는 동굴 앞이 배경이며, 폴뤼페모스를 눈멀게 하는 것은 전우들에 대한 보복이라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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